[Frontier #14] 나는 어떻게 위대한 일을 할 것인가?
폴 그라함의 에세이 "How to Do Great Work"를 읽고 들었던 생각들,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성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건강상의 이유(급성 위염으로 많이 아팠습니다)로 글이 늦어졌습니다. 앞으로 건강 관리에 주의하겠습니다. 저번에 예고했던대로, Paul Graham의 에세이 “How to Do Great Work”를 읽고 들었던 생각을 글에 담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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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티어에 번역 글을 최대한 쓰지 않으려고 했으나, 폴 그라함의 에세이는 예외로 다가왔다. 읽고 온몸에 전율이 돋은 글은 정말 오랜만이었고, 영어 해석에 어려움이 있는 한국 (예비)창업가들을 위해 꼭 번역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번역 글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 (링크).
흥미롭게도 나도 최근 위대함에 대한 글을 썼었다 → (링크). 그라함의 글과 내 글이 유사한 부분이 많은데, 그 덕에 내 결정들에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반대로 내가 놓치던 부분에서 반성하기도 했다.
들어가기에 앞서, 핵심은 행동이라 생각한다. 좋은 글을 백날 읽어보았자,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내가 결심한 바를 행할 첫 기회는 전역 후 삶의 설계일 것: 여러 갈림길 중 정도(正道)를 따라 걷겠다.
conviction
글을 읽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이를 느낀 포인트와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curiosity
…you need to make yourself a big target for luck, and the way to do that is to be curious. Try lots of things, meet lots of people, read lots of books, ask lots of questions. When in doubt, optimize for interestingness.
운이 당신의 편에 설 때까지 지속해서 액션을 취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필요한 건 호기심이다. 다양한 것을 시도하라, 다양한 사람을 만나라,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질문을 던져라. 혼란에 빠져있을 때는 흥미를 1순위로 생각하라.
글을 한 단어로 축약하면 “호기심”이다. 관심이 가는 분야를 따라 길을 개척하다 보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 그걸 찾는 방법은 단순하게, 운이 따라줄 때까지 여러 시도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앞으로 진행할 프로젝트들은 흥미진진하게 야심 차며, 다채롭게 구성했다.
학문: 전기정보공학 (EECS), 생명과학 (BIO), 디자인 (DESIGN)
미디어: 국내외 뉴스레터를 제작하는 1인 미디어 기업 (Frontier, Pinpoint + 😋)
해피타이트 retry: 질문을 던지는 방법으로 다시 접근
한 번에 모든 것을 진행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각기 다른 분야의 인사이트를 적절히 섞을 수 있다면, 값진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학교 공부를 버리는 방법도 고려했으나, problem space의 확장을 위해 공부를 더 하는 건 아깝지 않은 투자라고 생각된다: 이는 윤석 선배와 했던 대화에서 얻은 가장 큰 인사이트이다. 예로 내가 생물학에 대해 모른다면, 그 분야에 어떤 문제들이 존재하는지 알 수 없기에, 관련된 문제를 푸는 시도조차 할 수 없다.
단순히 학점을 챙기기 위한 공부가 아닌, 질문을 생성하고 지식의 최전선으로 다가가기 위한 일종의 프로젝트로 취급할 생각이다.
좋아하는 학문이 서로 다른 접근 방법을 지니고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이전에 글에 쓴 적이 있지만 (학문의 만남 참고), 공학은 How를 묻고, 자연과학은 Why를 묻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주체인 Human과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디자인까지 더하면 어떤 시너지가 날지 상상은 안 되지만, connecting the dots 할 기회가 생길 거라 확신한다.
뉴스레터는 계속 작성할 생각이다. 처음에는 자기 PR을 위해 글을 썼고, 실제로 많은 멋진 분들이 연락을 주셔서 행복하다. 하지만 이제는 글을 쓰기 위해 공부하고 생각을 정리하며 내 자신이 발전하는 것이 느껴져, 그 즐거움 때문에 글을 쓰는 것이 더 크다. 뉴스레터가 사고, 실력, 그리고 커넥션을 위한 하나의 복리머신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또한, 미디어를 통해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다. 이거저거 만들어 보았지만, 아무것도 팔아본 경험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팔릴만한 것을 만들고, 세일즈 / 마케팅 역량을 키우고, 자취를 위한 부수입을 창출하기 위해 새로운 뉴스레터를 준비 중이다. 이는 substack 후원에 익숙한 외국 시장을 타겟으로 할 것이고, 내가 정말 사랑하는 분야(지만 기술, 창업과 무관)에 대해 글을 써볼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해피타이트를 하면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해소하고, 아직 답하지 못한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다시 도전할 생각이다. 이 글에 모든 것을 다 담기에는 너무 길기에, 이 이야기는 글을 따로 하나 쓰면서 이야기해 볼까 한다. 일단은 나 혼자서 대부분의 업무를 담당하며, 아트랑 뮤직만 다른 친구에게 부탁할 생각이다.
왜 이렇게 다작(多作)하냐고? 재밌는 건 다 해보고 싶단 마음이 크다 (+난 항상 이래왔다). 또한, 더 많은 것을 시도할수록, 새로운 것을 발견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아래 참고).
It's better to be promiscuously curious — to pull a little bit on a lot of threads, and see what happens. Big things start small. The initial versions of big things were often just experiments, or side projects, or talks, which then grew into something bigger. So start lots of small things.
Being prolific is underrated. The more different things you try, the greater the chance of discovering something new. Understand, though, that trying lots of things will mean trying lots of things that don't work. You can't have a lot of good ideas without also having a lot of bad ones.난잡하게 (promiscuously) 호기심을 갖는 것이 좋다. 많은 자투리를 당기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는 것이다. 큰 일은 작게 시작한다. 위대한 일의 초기 버전은 흔히 실험, 사이드 프로젝트, 또는 대화였고, 이후 크게 성장한 것이다. 그러니 여러 개의 작은 일을 하는 걸 추천한다.
다작하는 것은 과소평가된다. 더 많은 것을 시도할수록, 새로운 것을 발견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다양한 것을 시도하는 만큼 많이 실패하리라는 것은 알고 있어라. 나쁜 아이디어도 많이 가지고 있지 않고서는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가질 수 없다
아주 재미있을 것 같아, 벌써 설렌다.
compounding
Writing a page a day doesn't sound like much, but if you do it every day you'll write a book a year. That's the key: consistency. People who do great things don't get a lot done every day. They get something done, rather than nothing. If you do work that compounds, you'll get exponential growth.
하루에 한 페이지의 글을 쓰는 건 어렵지 않아 보이지만, 매일 그렇게 하면 1년에 책 한 권을 쓸 수 있다. 꾸준함이 핵심이다.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하루에 특별히 더 많은 일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끊임없이 아웃풋을 낸다. 복리를 얻을 수 있는 일을 한다면, 기하급수적 성장은 따라온다.
처음에 Sam Altman의 “How to Be Successful”을 읽고 “compound yourself”의 뜻이 모호하다 생각했다. 그러나 그라함의 글에서 이를 친절히 설명해 주었고, 나도 내 복리머신들을 하나씩 만들어 가며, 그 뜻을 깨우치고 있다.
복리머신이 뭐냐? 이자를 쌓을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일이다. 내가 위에서 나열한 1. 학문 2. 뉴스레터 3. 해피타이트 프로젝트 모두 복리머신이 될 수 있다. 학문을 쌓으면 쌓을수록 더 빠르게 다양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고, 구독자가 늘수록 이를 늘리는 건 쉬워진다. 해피타이트를 하며 관련 도메인 지식이 쌓일수록 단위 시간당 낼 수 있는 임팩트가 늘어난다.
추가로 이런 프로젝트를 레버리지하여 내 기술력, 커넥션, 브랜딩, 그리고 관리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뉴스레터와 해피타이트 retry는 1인 프로젝트가 아니다).
위대한 인물들은 하나같이 복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렇기에 알바나 과외를 또래 친구들에게 추천하지 않는다. 물론, 그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탐구하기 위해 하는 거라면 찬성이지만 단순노동으로는 쌓이는 것이 없다. 시간과 자본을 교환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달콤하지만, 장기적으로 독이 된다.
Trust the exponential, be patient, and be pleasantly surprised - Sam Altman
복리를 믿고, 인내심을 가지면, 놀라운 결과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샘 알트먼
originality
I don't know if it's possible to cultivate originality, but there are definitely ways to make the most of however much you have. For example, you're much more likely to have original ideas when you're working on something. Original ideas don't come from trying to have original ideas. They come from trying to build or understand something slightly too difficult.
독창성을 기르는 것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으나, 당신이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존재한다. 예로, 어떤 일을 하고 있을 때 독창적 아이디어를 가질 가능성이 훨씬 높다. 독창적인 사고는 독창성을 가지려고 노력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는 굉장히 어려운 것을 만들거나,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찾아온다.
위 내용을 읽고 처음 떠오른 단어는: “해피타이트!”였다. 해피타이트는 내가 새내기 때 시작한 프로젝트팀이고, 이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 (링크). 해피타이트 활동을 하면서 유저들의 wellbeing을 향상할 수 있는 마음 챙김 게임을 만들었는데, 굉장히 어려웠고, 결국엔 실패했다.
근본적인 이유는 게임의 본질 중 하나가 가상 세계로의 몰입이라는 점이다. 반면 마음 챙김은 현생으로 돌아와 자기 자신에게 집중해야 행할 수 있다. 이 괴리를 어떻게 줄여나갈 수 있을지, 어떻게 재미와 마음 챙김을 한 번에 챙길 수 있을지 1년 9개월 동안 고민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큰 질문: 왜 사람을 직접적으로 위하는 건강 및 피트니스 서비스는 애착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가? (or 사람에게 충분히 가깝지 못한가?)에 대한 뾰족한 답을 내지 못했다. 여전히 모두 엇비슷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데, 난 차원이 다른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어떻게 만들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래서 다시 해보려고 한다. 이번에는 린한 기법에 중점을 두지 않고, 천천히 사유하며 제작에 임할 생각이다. 사람과 애착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테크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빠르게 움직여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고, 인력이 많아진다고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라는 것을 안다. 내가 이 문제를 풀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미 난 토끼굴에 빠졌다. (down the rabbit hole) 분명한 건, 내가 이 문제에 몇 년째 깊은 관심을 보인다는 것.
단순히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IP를 제작하는 것으로 접근할 것이다. 유저를 설득하고, 사랑에 빠지게 하는 것: 솔직히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 그래서 어렵고, 질문으로 가득 차 있고, 매력적이다. 컨텐츠, IP, 진정한 인간향 테크, 이 길이 나를 어디로 이끌지는 알 수 없지만, 기대된다.
choosing my work
Originality in choosing problems seems to matter even more than originality in solving them. That's what distinguishes the people who discover whole new fields. So what might seem to be merely the initial step — deciding what to work on — is in a sense the key to the whole game.
문제 선택의 독창성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독창성보다 훨씬 중요한 것 같다. 그것이 새로운 분야를 발견하는 사람들을 그렇지 않은 이들을 나눈다. 그렇기에 무엇을 할지 고르는 것이, 첫 단계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위 이야기와 연결된다. 나만의 문제를 찾고, 나만의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 (전자가 더 중요하다): 그게 위대함으로 가는 길이다. 최근 YC batch도 그렇고, 대부분의 국내 창업 팀도 그렇고, 참신한 문제를 풀고자 하는 곳은 많이 보지 못했다. 물론 이게 나쁘다고 말할 순 없지만, 위대함에서 멀어지는 방향이라 믿는다.
Next 삼성, 애플을 세우기 위해선, 기존 playbook을 따르면 안 된다. 애초에 희박한 확률과 싸우고 있기에, 기존 playbook의 허점을 찾고, 그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말이 쉽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남이 간 길을 따라 걸어도 생존율이 10% 미만인데, 내 길을 찾으라고? 그런 의미에선 부담감을 내려놓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망하면 안 되겠지만, 망할 수도 있겠단 외부적 요인이 내 일에 영향을 끼치는 순간, 그라함이 글에 쓴 방식을 따르기 힘들어진다.
최근 창업 중인 영근님과 대화하며 놀라운 인사이트를 얻었는데, 부담감을 내려놓고 최선을 다하는, 어찌보면 모순적인, 예술에 가까운 창작에 임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요즘엔, 뭐가 닥쳐도 어찌어찌 살아진다는 것을 몸으로 배우고 있다. 내가 몇 번 망해도, 외주 개발이라든지, 과외라든지, 뭐라도 하면서 벌어 먹고살 수 있겠지.
questions
It's a great thing to be rich in unanswered questions. And this is one of those situations where the rich get richer, because the best way to acquire new questions is to try answering existing ones. Questions don't just lead to answers, but also to more questions.
답이 없는 질문을 많이 지니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왜냐? 돈이 돈을 버는 것과 유사하게, 기존 질문에 답하며 새로운 질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질문은 대답으로 이어질 뿐 아니라 더 많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내가 다양한 프로젝트(학문, 미디어, 해피타이트)를 진행하며 많은 질문들을 하게 되겠단 생각이 든다. 그들을 Patrick Collison (세계 최대 핀테크 기업 창업자)이 본인의 블로그에 아카이빙한 것과 마찬가지로, 내 뉴스레터 메인 화면에 섹션을 추가해 기재하려고 한다.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에, 난 문서 형식으로 이를 정리하지 않고, 마인드맵으로 다루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Figma에 질문 연결도를 제작할 예정이다. 아래는 비전 프로 글 쓰면서 제작했던 마인드맵:
증식하는 질문 보물창고를 만드는 것이다!
colleagues
Seek out the best colleagues… Colleagues don't just affect your work, though; they also affect you. So work with people you want to become like, because you will. Quality is more important than quantity in colleagues. In fact it's not merely better, but necessary, judging from history.
Sufficiently good colleagues offer surprising insights. They can see and do things that you can't. So if you have a handful of colleagues good enough to keep you on your toes in this sense, you're probably over the threshold.
최고의 동료를 찾아라… 하지만 동료들은 일뿐 아니라 당신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 롤모델들과 함께 일하라. 당신도 그들을 닮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동료는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역사를 보면, 위대한 일은 작은 무리 내에서 성취된다.
놀라운 통찰력을 지니고, 당신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하지 못하는 것을 하는 동료가 몇몇(handful) 있다면 충분하다.
conviction (확신) 섹션의 마지막으로, 사람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위대한 일의 중심에는 사람이 존재한다. 해피타이트를 운영하면서도 느꼈지만,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높은 인재 밀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탁월한 사람의 숫자는 한정적이고, 인재 한 명 한 명의 value-add는 숫자로 표현하기 어렵다.
뉴스레터 필진 구축은 인재풀 형성에 괜찮은 방식이라 생각한다. 내 전략은 다음과 같다: 프런티어로 내 시각을 공유하고, 내 비전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중 기업을 세우고자 하는 빌더, 그중에서도 기업 리서치에 관심이 있는 탁월한 인재들을 모아 핀포인트에서 협업한다. 단순히 필진이 아니라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힘쓸것이다.
cf) 핀포인트에서 탁월한 인재들과 함께 비상장 기업 리서치를 하며 공부하는데 관심이 있다면, 여기로 연락주시길 바란다.
그 외에도 복학하면, 학교에 너드들이 모이는 곳으로 찾아갈 생각이다. 위대한 기업은 cofounder의 적절한 조합으로 탄생하는데, 나는 완전 테키한 사람은 아니기에, 그를 채워줄 수 있는 긱(geek)을 찾고 있다.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할 것이다. 이전에도 쓴 적이 있지만, 사람을 만나는 건 운의 영역이기 때문에, 운이 내 편에 설 때까지 반복하다 보면 언젠간 알맞은 인재를 만나게 된다고 생각한다. 파워 E기에 나한텐 그저 즐거울 뿐이다.
그와 동시에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놀랄만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만큼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더더욱 발전해야 할 것이다.
reflections
반대로 지금껏 했던 행동에 대해 반성도 했다. 나쁜 습관들을 퇴치해야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해야 하는 것만큼, 하지 말아야 할 것들도 명심해야 한다.
planning is a necessary evil
The trouble with planning is that it only works for achievements you can describe in advance. You can win a gold medal or get rich by deciding to as a child and then tenaciously pursuing that goal, but you can't discover natural selection that way. I think for most people who want to do great work, the right strategy is not to plan too much.
계획의 문제점은 미리 설명할 수 있는 일에 도전할 때만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목표를 끈질기게 추구함으로써 금메달을 딸 수도, 부자가 될 수도 있지만, 자연 선택은 그런 식으로 발견하지 못한다. 위대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좋은 전략은 계획을 간소화하는 것이다.
나는 계획충의 삶을 살아왔다. 고등학교, 대학교 입시를 수시 기반으로 치러서 그런지, 촘촘하게 계획을 세워 내신을 챙기는데 적합하게 공부해 왔다. 내 본성은 즉흥에 가깝지만, 이런 공부 습관과 잦은 멀티테스킹 때문에 계획에 집착하는 성격으로 변했다.
지금까지는 이런 계획성을 나의 장점으로만 생각해 왔다. 원하는 바가 있을 때 이루기 쉽게 해주었고, 주변 사람들도 칭찬했다. 글을 읽고 명치를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만들자! 라는 목표를 세울 수 없었던 이유는 아예 새로운 걸 만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위대한 일을 하기 위해선 목표보다, 원칙을 지키며 내 프로젝트들을 순차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 생각이 들었다.
How do you get from starting small to doing something great? By making successive versions. Great things are almost always made in successive versions. You start with something small and evolve it, and the final version is both cleverer and more ambitious than anything you could have planned.
어떻게 작게 시작해서 위대함까지 닿을 수 있을까? 연속적으로 새 버전을 만들어서 내면 된다. 위대함은 거의 항상 여러 버전에 걸쳐 형성된다. 작은 것으로 시작해서 이를 진화시키면, 최종 결과물은 당신이 계획한 그 어떤 것보다 더 야심찬 것이 될 것이다.
그게 나에겐 해피타이트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2년가량 매달린 프로젝트였고, 힘이 빠지다 보니 놓아줘야겠단 결심을 했었다. 그러나 내 마음은 여전히 거기 가 있나 보다. 첫 버전이 망했으면 어때? 작게 시작해서 점점 더 탁월한 것에 가까워지면 된다.
그 외에도 원래 세웠던 촘촘한 연도별 계획을 완전히 폐기했다 (아래는 망해버린 작년 하반기 계획, 이젠 그냥 코미디로 본다). 계획을 엄청나게 거창하게 세우고 실패하는 습관도 이렇게 사라진다.
계획을 수정할 시간에 나에게 다가오는 기회들, 내가 하는 프로젝트들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기로 했다. 계획하지 못할 정도로 멋진 일을 해낼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hacking the test
But perhaps the worst thing schools do to you is train you to win by hacking the test. You can't do great work by doing that. You can't trick God. So stop looking for that kind of shortcut. The way to beat the system is to focus on problems and solutions that others have overlooked, not to skimp on the work itself.
하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가장 나쁜 습관은 시험을 위한 공부를 통해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는 좋은 일을 할 수 없다. 신을 속일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니 그런 지름길은 그만 찾아라. 시스템을 이기는 방법은 다른 이들이 간과한 문제와 해결책에 집중하는 것이지, 요령껏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
앞서 내신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실력을 높이기보다 단기간에 점수를 높이는 데 특화된 사람이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렇게 되었다). 학문을 위한 공부가 아닌, 성적을 위한 공부를 하는데 통달했달까? 이가 글에서 강조되어 굉장히 뜨끔했다.
지금이라도 이런 습관을 고쳐보려고 한다. 그 대상은 아무래도 학부 공부가 될 것이다. 약 7년간 쌓아온 행태를 한 번에 리셋할 수는 없겠지만, 노력은 해야 한다. 학부 공부를 내 프로젝트 중 하나로 삼았는데, 요령을 피운다면 그건 내 track record에 먹칠을 한다고 생각한다.
평소엔 시험에 나오지는 않겠지만, 재밌어 보이는 것도 깊이 파보고, 시험 전 일주일만 학점용 공부를 하기로 내부적 타협을 했다. 당연히 학교에 다니면서 조금씩 손봐야겠지만… 학점만 좋은 게 아니라, 정말 뼈있는 지식과 질문을 갖춘 대학생이 되어야겠다.
cultivating taste
Consciously cultivate your taste in the work done in your field. Until you know which is the best and what makes it so, you don't know what you're aiming for. And that is what you're aiming for, because if you don't try to be the best, you won't even be good.
당신의 분야의 업적들에 관하여 탐구하며, 의식적으로 취향을 길러라. 어떤 것이 정점인지, 그걸 최고로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기 전까지는, 당신의 목표를 정확히 말할 수 없다. 분야의 정점이 되는 것이야말로 당신이 목표로 하는 것이다. 최고가 되고자 노력하지 않는다면, 잘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 대목에서 내가 내 분야의 업적을 탐구하는 데 아주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 뉴스레터, 학문 어느 한 분야도 현재 정점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군지 잘 모르겠다.
특히 해피타이트 활동을 돌아보며 위대한 게임 IP를 만든 회사 및 개인에 대한 탐구를 필요한 만큼 진행하지 않았던 것이 크게 후회된다.
정답은 없겠지만, 취향을 기르고, 내 나름대로의 색채를 갖추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독창적인 것을 하고 싶다고 해도, 기존의 위대한 작품에서 배워야하기 때문.
핀포인트도 그런 의미에선 창업에 대한 취향을 기르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여러 기업과 산업을 바라보며, 내가 어떤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지, 어떤 것이 별로라고 생각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 물론 그런 목적을 100% 성취하기 위해선 외국도 탐방해야겠지만. 국외 기업을 다루는 건에 대해선 계속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앞으로 공부할 게 산더미다.
physical health
Ultimately morale is physical. You think with your body, so it's important to take care of it. That means exercising regularly, eating and sleeping well, and avoiding the more dangerous kinds of drugs. Running and walking are particularly good forms of exercise because they're good for thinking.
궁극적으로 의욕은 육체에서 나온다. 당신은 두뇌로 사유하기에 신체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규칙적 운동, 좋은 수면과 식습관을 추구하고, 약물 과복용을 피해야 한다. 달리기와 걷기는 생각하기에 좋기에 특히 좋은 형태의 운동이다.
이번에 아파서 한동안 누워있으며 이를 뼈저리게 느꼈다. 매일 좋은 아웃풋을 내기 위해서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다.
난 몸이 약한 편이다. 무릎 연골에 문제가 생겨서 제대로 뛰지도 못하고, 선천적으로 기관지랑 소화기가 개판이다 (식도염, 위염, 장염, 비염, 축농증을 끼고 사는 1인. 이러니까 내가 wellbeing이랑 biology에 깊은 관심이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나를 성인 되고 만났으면 잘 모르겠지만, 평생의 절반을 중/고도비만 (최고 100kg)으로 살았다.
위대한 기업을 세우기 위해선 오랫동안 몰입해야 하는데, 건강이 걸림돌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을 어렴풋이 한다. 말만 운동하겠다고 하지 않고, 정말 꾸준히 운동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건강이 최우선이니까.
competition
Competition can be an effective motivator, but don't let it choose the problem for you; don't let yourself get drawn into chasing something just because others are. In fact, don't let competitors make you do anything much more specific than work harder.
경쟁은 효과적인 동기 부여를 할 수 있지만, 주객이 전도되어 경쟁심이 당신이 풀 문제를 선택하게 하지 말라. 다른 사람이 뭘 한다고 해서 당신이 따라 할 이유는 없다. 사실, 경쟁자들이 당신에게 끼치는 영향은 한 가지여야 한다: 더 열심히 일하게 자극하는 것.
이 또한 학창 시절에 생긴 나쁜 습관이다. 파이가 정해져 있는 싸움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들이 푸는 문제집은 나도 풀어야 할 것 같았고, 남들이 하는 대외활동은 나도 해야 할 것 같았다. 이는 대학 때까지 이어져, 친구들이 학점을 챙기니, 나도 이 정도는 해야겠다는 강박으로 이어졌다.
그라함은 이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경쟁자들이 나에게 끼치는 영향은 오직 나를 더 자극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지금은 워낙에 하는 게 niche 하다 보니 명확한 경쟁자가 없는데, 다시 학교로 돌아갔을 때 마음에 새기고 있어야겠다.
나아가서는, 이런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운, 경쟁 불가한 경지에 오르고 싶다.
Be hard to compete with: If what you do can be done by someone else, it eventually will be, and for less money… if you’re doing the same thing everyone else is doing, you will not be hard to compete with - Sam Altman
경쟁하기 어려운 상대가 되어라: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다면 그 일의 가치는 점차 떨어질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같은 길을 걷는다면, 당신은 경쟁하기 쉬운 상대가 될 것이다 - 샘 알트먼
doing great work
그라함의 글은 내가 길을 잃을 때마다 읽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 위대함을 향한 나의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위대함을 꿈꾸는 bold 한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로 끝맺는다.
People who do great work are not necessarily happier than everyone else, but they're happier than they'd be if they didn't.
위대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다른 사람보다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그런 성취를 이루지 못했을 때보다는 분명히 행복하다.
The discoveries are out there, waiting to be made. Why not by you?
발견되기만을 기다리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있다. 당신이 그 발견의 주인공이 되지 않을 이유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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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티어 by 김도엽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번 잘 읽고 있습니다. 함께 일할 날을 고대하겠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나오시면 연락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