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12] R2T: 세계관의 구축, 프런티어, Pinpoint Research, Weekly Growth Logs, 우리는 어디까지 왔는가?
뉴스레터에 미쳐있는 사람이 쓰는 뉴스레터에 대한 뉴스레터
정말 오랜만에 R2T (Road to Thousand) 시리즈로 돌아왔습니다. R2T 시리즈는 메이커로그로, 제가 뉴스레터를 발전시키는 과정을 글로 담은 것입니다. 기존 컨텐츠와는 결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1편 읽으러 가기: 시작한지 3개월, 구독자 100명 이하, Time For Some Change
thesis
저번 R2T 시리즈에서 내 뉴스레터의 가치 가설과 성장 가설에 관하여 이야기했다. 즉, 왜 사람들이 내 뉴스레터를 읽어야 하고, 구독자의 수는 어떻게 늘릴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했다.
그러나 내가 왜 뉴스레터를 써야 하는지는 크게 다루지 않았다. 오늘은 그 이야기로 시작해볼까 한다.
처음에는 사람 복리를 얻기 위해서 뉴스레터를 시작했다. 내가 좋은 글을 쓰면, 좋은 인재들이 나에게 찾아올 것이라는 가정하에 마음 가는 대로 글을 써 내려갔다. 글을 읽는 사람이 많을수록 더 좋으니, 내년 2월까지 구독자 1000명을 목표로 정했다.
순탄한 과정일 줄 알았지만, 짜임새와 깊이를 둘 다 갖춘 글을 쓰기는 쉽지 않았다. 그저 그런 글은 구독자를 늘려주지 않았기에,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노력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텍스트를 전보다 수십 배 많이 읽기 시작했고, 단순히 그를 답습하는 데서 시작해,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이와 연결되는 생각. 피터 틸의 Zero to One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당신과 소수의 사람만 동의하는 중요한 진실은 무엇인가요?”
Whenever I interview someone for a job, I like to ask this question: “What important truth do very few people agree with you on?”
This is a question that sounds easy because it’s straightforward. Actually, it’s very hard to answer. It’s intellectually difficult because the knowledge that everyone is taught in school is by definition agreed upon. And it’s psychologically difficult because anyone trying to answer must say something she knows to be unpopular. Brilliant thinking is rare, but courage is in even shorter supply than genius.
솔직히 예나 지금이나 뾰족한 답은 없지만, 프런티어를 쓰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정보를 I/O 및 프로세싱하다 보니,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단 생각이 든다.
과거에는 자기 PR 의도가 가장 컸다면, 이제는 내 세계관을 구축하고, 이를 똑똑한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한 도구로 프런티어를 바라보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내 생각엔 이 새로운 관점이 최상급의 인재를 유혹하는 데에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틀릴지언정, 당당해질(unapologetic) 예정이다. (예로, 애플 비전 프로에 대한 글에 지나친 확신이 담겨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게 내가 진정으로 믿는 것이기에 그렇게 작성했다)
내 성격상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욕먹는 거 정말 싫어함), 앞으로 험난할 창업의 길을 준비 과정이라 생각하고 있다. 물론, 확신에 차서 글을 쓴다고 해서 사고의 유연성을 잃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다.
rebranding to frontier
근 1달간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뉴스레터 이름의 변경이다. 기존 Resonance by 김도엽에서 Frontier by 김도엽으로 바꾸었는데, 아직 만족하고 있다.
재미있는 건, GFFG 분석 글을 쓰면서 브랜딩에 대한 생각을 워낙에 많이 하다보니, 내 브랜딩도 발전시키게 되었다는 점이다.
GFFG 글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자연스럽게 비상장 기업에 대해 다루는 내 새로운 뉴스레터: Pinpoint Research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pinpoint research
처음 GFFG에 대한 분석을 하게 된 건, 그 회사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기초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회사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면서 뇌피셜을 던지고 싶진 않았다.
그때 마침 Contrary Research라는 미국의 비상장 기업 분석 그룹(Contrary라는 VC의 산하조직)의 리포트를 보고 있었는데, 그들이 글을 쓰는 양식을 따라 한 번 써보기로 했다.
생각해보니, 한국의 상장 기업은 전문가부터 뇌피셜까지 온갖 리포트가 난무하지만, 비상장 기업, 특히 스타트업에 대해 정리된 정보는 거의 없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어떤 회사가 궁금할 때 우리는 theVC나 혁신의 숲 보는 것 외엔 크게 참고할만한 것이 없다. 대표 인터뷰 정도?
현재 프런티어에 없는 것이 기업 분석 리포트엔 있었다: 명확한 가치 제안 (crystal clear value proposition). 프런티어는 가치 가설이 약하다. 내가 업계에서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괄목할만한 성과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아니다 보니 굳이 내 글을 읽을 이유가 없다. 따라서 많은 구독자를 순식간에 끌어모으긴 힘들다.
그럼에도 프리스타일로, 그 주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반으로 프런티어에 글을 쓰고 싶었다. 내 세계관을 키워나가는데 틀을 적용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 동시에 이런 빈틈을 발견했는데 가만히 두는 것도 멍청한 짓이라 생각했다.
그것이 뉴스레터 분리의 이유이다. 프런티어는 계속 내 마음대로, 천방지축으로 작성할 것이다. 그렇다고 구독자 1000명의 목표를 놓는 건 아니지만, 그로스에 집착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핀포인트 리서치야말로 하나의 제품으로 취급할 예정이다.
앞으로 핀포인트를 비상장 기업 분석의 업계 표준으로 만들고 싶단 희망이 있다. 다양한 회사와 산업을 소개함으로써 그들을 수면 위로 띄워 올리고 싶다. 이가 투자자, 구직자, 예비 창업가 등에게 좋은 리소스로 쓰였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핀포인트에서 함께 비상장 기업 분석을 진행할 파트너를 찾고자 합니다.
저 혼자 시장 전체를 커버하는 건 역부족이니…
관심 있다면 toetothebee@gmail.com으로 메일 보내주세요!
(크립토, 웹3.0에 관심 많은 분이면 더 좋아요)
weekly growth logs
다시 프런티어로 돌아와서, 저번 R2T에 비교하여 어떤 개선들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단연 가장 중요한 변화는 주간 그로스 로그 (weekly growth log) 였다고 생각한다.
The mistake they make is to underestimate the power of compound growth. We encourage every startup to measure their progress by weekly growth rate.
폴 그라함의 조언에 따라서 주간 성장률로 뉴스레터의 성과를 측정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오는 장점은 1) 매주 글을 쓰게 되었다 2) 매주 즉각적인 피드백이 온다 3) 매주 배우는 점을 축적할 수 있다.
5월 2주차에 10% 주간 성장을 목표로 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목표를 이루고 있다. 그 과정에서 배운 행동화 가능한 전략 (actionable insight) 몇 가지:
뉴스레터는 잘 읽혀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퀄리티보다 가독성 + 공유 가능성 (sharability)가 더 중요
장기적 제품 기반 그로스 (product-led growth)를 위해선 퀄리티 유지가 중요함
가독성 + 깊이 모두 갖출 수 있는 글의 포맷을 찾는 것이 큰 숙제
홍보는 짧고 굵게.
뉴스레터 홍보 용도의 글 != 뉴스레터 원문
특히 인스타, 카카오톡, 에브리타임 등의 SNS에 업로드 시 중요
팬층 확보 필요.
내 뉴스레터를 주변에 널리 퍼뜨려줄 팬들이 필요
이런 팬들에게 보답할 필요성 존재, 마침 Substack Referrals가 출시됨!
아래 버튼을 통하여 친구에게 프런티어 by 김도엽을 추천(refer)할 수 있다. 이 횟수가 기록되고, 그에 따라서 애독자들에게 리워드를 제공할 수 있다. 메인 페이지 위에 리더보드 탭도 생겨서, 누가 많이 추천했는지 랭킹도 알 수 있다.
아래는 프런티어의 리워드 초안. 이외에도 원하는 리워드가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길 바란다.
내가 쓰는 글들이 마음에 든다면, 주변에 많이 추천 부탁한다. 고마운 만큼 좋은 리워드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where we are
그래서, 우리는 어디까지 왔는가?
지수함수보단 일차함수에 가깝지만, 지금까지 좋은 성장을 해온 것 같다. 앞으로 큰 숙제는 구독자 200명, 300명이 되었을 때 어떻게 10% 성장을 하느냐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여러 채널 (카톡방, 커뮤니티 등)에 직접 업로드 하며 구독자 수를 키워왔는데, 이 방식만으로는 한 주에 20~30명의 구독자를 끌어오기 힘들 것 같다고 예상한다.
규모가 변한만큼, 새로운 성장 전략을 찾아 나설 때가 된 것 같다. 다음 R2T에서 그 이야기와 함께 찾아오겠다.
이제 정말 2023년 상반기가 끝나가네요. 구독자 여러분, 하반기에도 Stay Hungry, Stay Foolish 하길 기원합니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