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18] R2T: 집중(micro/macro), 90일 프로젝트, what i read this week, 나에 대한 탐구.
뉴스레터에 미쳐있는 사람이 쓰는 뉴스레터에 대한 뉴스레터
R2T (road to thousand subs) 시리즈는 메이커로그로, 뉴스레터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배운 것을 글로 풀어내는 시리즈입니다. 돌이켜보니, 삶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하게 느낄 때 작성하는 것 같아요. 지난 글을 읽어보면 뉴스레터, 그리고 제 관점의 변천사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1편: 시작한지 3개월, 구독자 100명 이하, 뭔가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죠.
2편: 구독자 200명쯤에 썼던 글, PR → 세계관의 구축으로 목적성을 전환했어요.
프런티어 by 김도엽은 기술과 창업의 최전선에 대한 제 시각을 공유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최신 글을 이메일로 받아보시려면 구독하세요! 531명의 독자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focus (macro/micro)
최근 내게 가장 부족한 건 집중력이라 느꼈다. 매주 글을 꾸준히 출판했던 시기에 비해 글을 쓰는 속도가 느려졌고, 마음에 드는 주제도 잘 찾아지지 않았다. 과거엔 내 속에 창작의 샘이 있어, 글을 쓰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기분이 들었는데, 이제는 그 샘이 상대적으로 마른 것 같단 느낌이 들었다.
그러던 와중 집중에 대해서 다룬, 탁월한 글을 읽었다. Neckar’s Substack 전체에 좋은 글이 가득하니, 구독하길 권한다.
워렌 버핏과 게이츠가 성공의 가장 큰 요인으로 공통으로 꼽았다는 집중력. 글에는 이를 micro 한 집중력과 macro 한 집중력으로 구분한다. 미시적 집중력은 단기적인 마일스톤을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이고, 거시적 집중력은 장기적인 시각으로 “life’s work”를 찾기 위해 필요한 노력이다.
거시적 집중력이 없는 미시적 집중은 삶에 대한 회의가 되어 돌아오고, 미시적 집중 없이 거시적인 것만 생각하면 몽상가가 된다. 즉, 집중력의 밸런스를 찾아야 한다.
최근 나는 몽상가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질적인 공부 없이, 아이디어만 던져대고 있다고 느꼈고, 여름 간에 많은 성장을 이루었단 생각이 들지 않았다. PG가 말한 대로 관심 있는 분야가 있다면 그 최전선(Frontier)에 다가가야 하는데, 그에 필요한 미시적 집중력이 부재했다.
더불어, 생성자가 아닌, 소비자의 입장에 선 기분을 떨치고 싶다. 지난 몇 개의 글 속, 오리지널한 “내 생각”의 비중이 적어지는 걸 느꼈다. 진짜 제품을 만들고 싶은데, 만들지 못하니 답답한 기분도 강해졌다.
이제는 바뀔 시간이다.
the 90 day project
혼자서 다짐하느니, 공개적인 챌린지를 거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이 뉴스레터는 내 가족, 친구, 지인, 존경하는 분들, (미래의) 투자자 / 코파운더가 보고 있는 (혹은 보게 될) 공간이기에 이곳에 공표한다면 안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름하여 “The 90 Day Project”이다.
매일의 기록을 Frontier 텔레그램 그리고 substack chat에 업로드 하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형식을 생각했다. 전날의 내용을 정리해서 다음날 올리는 스케줄이 적합해 보인다.
아래와 같은 형식을 가져갈 생각이다: Read, Write, Exercise, Most Important Question에 답하기. 평소에도 하는 일들이지만 (운동 빼고), 하루하루가 쌓이는 archive가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기에 좋은 방향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미시적인 집중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what i read this week
이전에 조금씩 언급했듯이, 나는 해피타이트 프로젝트를 다른 방향성으로 재부팅 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에 필요한 정보는 반도체나 커머스처럼 쉽게 찾을 수 없다. 그렇다 보니 내가 생각들을 디벨롭하는데에도 긴 시간이 걸리고, 글로 풀어 쓰는 것도 자주 하기 어렵다.
내 기존 업로드 스케줄 (약 1주에 1회 업로드)를 생각하면,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는 게 사실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퀄리티이지, 속도가 아니다. 그럼에도 업로드가 줄어들다 보니, Frontier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점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이를 채우기 위해서: What I Read This Week이라는 시리즈를 신설하고자 한다. 매주 읽은 아티클을 종합하고 코멘트를 달아 뉴스레터로 올리는 것이다. 종현님의 뉴스레터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Chamath의 뉴스레터의 중간 지점에 안착할 것 같다.
출판 주기가 짧은 만큼, 많은 정보와 생각을 담지는 못하겠지만, 단순히 아티클 제목과 링크만 던질 생각도 없다. 내게 가장 품이 적게 들면서도 꾸준히 글을 작성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해 한 번 시험해 볼 생각이다.
물론, 오리지널 컨텐츠는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내 머릿속의 생각들을 글로 정리해 올리는 건 내게 일종의 명상이자 힐링이다.
나에 대한 탐구
이번엔 거시적인 집중력에 관해서 이야기해 보자.
위대한 일을 하기 위한 첫 과정이자, 가장 핵심적인 것이 어떤 일을 할지 정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답은 여전히 찾지 못한 것 같다. 이를 찾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나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 생각한다.
Neckar Substack 글에서는 이를 탐구하기 위한 질문 몇가지를 제시한다. 인생의 목적은 트라우마와 열정 사이에 존재한다.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면, 당신에게 크게 중요한 일이 아닐 것이다. 당신에게 중요한 일이라면, 실패에 큰 두려움이 수반될 것이다. 반대로, 어떤 일이 당신에게 살아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Q1) 언제 가장 큰 두려움을 느끼는가?
외로움, 혼자 남겨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인정받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잘못된 것을 바로잡지 못하고 무기력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주어진 일에서 좋지 못한 성과를 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 (e.g. 성적에 대한 두려움)
명예로운 것에 닿지 못하는 두려움 (e.g. 대학입시 때 느낀 두려움)
Q2) 남들에게 어렵게 느껴지지만, 당신에게 쉽게 느껴지는 것은 무엇인가?
끈기 + 열정으로 세운 목표를 어떻게든 이루는 것 (e.g. 100KG → 75KG 감량)
생각을 현실로 옮기는 실행 (e.g. 뉴스레터 쓰는 거 고민 없이 시작했다)
Q3) 돈이 많아도 계속할 일이 무엇인가?
재미있어 보이는 것을 만드는 일. 창작의 욕구는 나와 평생 함께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Q4)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특이한 일이 무엇인가?
끊임없이 브레인스토밍한다. 종이와 펜(혹 아이패드)이 있다면 낙서와 함께 머릿속의 생각을 뱉어낸다.
음악에 몸을 맡기는 걸 좋아한다: 뭘 하든 (베이스가 있는) 음악은 필수이다.
흥미롭게도, 나에 대해서 더 잘 아는 것은, 다른 사람을 꿰뚫어보는 데에도 필요하다. 최근 East Rock Capital의 수장, Graham Duncan의 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아주 흥미로웠다. 내가 HR에 대해서 가지고 있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이었다.
인재가 최고의 자산이라는 thesis로 시작해 $3B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던컨이다. 그가 사람을 바라보는 프레임워크는 다음과 같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보기
우리가 타인을 바라볼 때, 우리의 모습을 투영해 바라보기 마련이다.
나 자신을 알아야 타인에게 투영된 모습을 닦아내고 진면목을 알아볼 수 있다.
Big 5, MBTI, High/Low Self Monitors, ghSMART 등의 방식 제시
코끼리(무의식)를 알아채기
인터뷰라는 환경(의식이 대부분을 결정)과 평소에 일하는 환경(무의식이 대부분을 결정)은 다르다.
타인의 무의식은 인터뷰로 판단할 수 없기에, 그와 오래 일해본 자의 레퍼런스 체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물(맥락)을 보기
일터마다 특정한 맥락(수질)을 가지고 있지만, 내부에 속해있으면 물을 보기 굉장히 힘들다.
맥락에 따라서 A 플레이어가 C 플레이어가 되기도 한다. 절대적인 스타 플레이어는 없다.
어떤 사람의 장점은 맥락에 따라 단점이 되기도 한다: 천재성과 비정상은 동전의 양면이다.
짧은 인터뷰만으로, 직감에 따라 결정했던 과거의 내가 부끄럽게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면접 때 감과 얄팍한 기준만으로 사람을 뽑았기에, 면접 땐 A~B였지만 실제론 F인 케이스도 있었고, 반대로 면접은 C였지만 회사를 먹여 살리는 A 플레이어가 된 케이스도 있었다.
앞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고, 함께 일하고, 채용하고 해고할 것이다. 사람 보는 눈을 기르기 위해서, 나를 바라보는 눈부터 키워야겠단 생각이다.
90일 프로젝트를 확인하려면! 댓글로 함께 참여해 주셔도 좋습니다 :)
프런티어 by 김도엽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