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핀포인트에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에이블리와 야놀자의 기업 분석 리포트입니다. 수조원의 거래액이 해당 플랫폼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양사 모두 각자의 카테고리에서 1위(여성 패션, 여행)를 차지하고 있죠. 글을 쓰며 커머스 플랫폼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아래엔 각 글의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새해엔 뉴스레터를 쓰는 빈도가 확 줄어들 것 같습니다. “Don’t be a talker, be a doer” 이제 실행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만큼, 직접 부딪히면서 성장해야만 합니다. 말과 글로만 창업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기업을 세우기 위해 기반을 다져야할 시기입니다. 글도 대부분 실행에 대해 회고하거나 업데이트하는 것이 되겠죠.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작하며 관심사를 발견하고, 호기심을 따라 깊게 탐구하는 2024년이 되었으면 합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는 한 해를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
프런티어 by 김도엽은 기술과 창업의 최전선에 대한 제 시각을 공유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최신 글을 이메일로 받아보시려면 구독하세요! 784명의 독자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ABLY
기술의 발전은 늘 개인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생산성의 향상으로 과거에는 큰 기업만이 할 수 있었던 일을 개인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이런 도구를 만든 회사는 큰 보상을 손에 얻어 왔다 (Apple, Google, Microsoft 등).
동사는 체인 플랫폼과 AI 개인화를 통해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들은 이를 “넥스트 커머스”라고 부른다. 넥스트 서비스 생태계가 앱스토어고, 넥스트 콘텐츠 생태계가 유튜브인 것처럼, 에이블리는 넥스트 커머스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성공한다면 그 끝에 큰 결실이 기다리고 있을 뿐 아니라, 세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5,000조: 동사의 구성원이 한마음으로 외치는, 그들이 가진 꿈의 크기이다.
K-스타일을 시작으로 전 세계 크고 작은 크리에이터들이 누구나 셀러가 되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운영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든다면,
전 세계 커머스 시장의 공식 자체를 대기업 브랜드 / 기업형 셀러 위주에서 개인 / 크리에이터로 바꿀 수 있다면,
이 꿈의 숫자가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기억하자. 이들은 4년 만에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패션 앱을 만든 사람들이다. 2022년 744억의 적자를 기록한 지 1년도 안 돼 흑자를 만든 사람들이다. 업의 본질에 집중해 늘 성과를 달성해온 팀이다.
그들이 꿈꾸는 미래로 향하는 길에 고난도 많겠지만, 늘 그래왔듯 업의 본질을 추구하며 헤쳐 나가기를 기대한다.
Yanolja
이수진 대표의 창업기에는 감동이 있다. 그는 유년기부터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4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6살 때 어머니가 떠나시며 소작농 할머니 손에 자랐다. 할머니는 중학교 때 암으로 돌아가셨고, 결국 작은아버지 집에 들어가 생활한다. 돈이 부족해 공고를 거쳐 전문대에 입학하고, CAD/금형 프레스 병역특례를 하며 돈을 마련했다.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그는 베팅을 시작한다. IMF가 끝나던 시기에 주식을 시작했지만, 결국 모두 잃는다. 이때 이수진 대표와 숙박업의 운명적 만남이 시작된다. 우연히 모텔에서 알바를 시작하며, 룸서비스, 객실 청소 등 숙박업의 모든 것을 터득했다.
그는 몇 년간 모은 돈으로 다시 창업을 시도한다: 이번에는 샐러드 가게였다. 샐러드가 대중화되기 전 시장을 선점할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장사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고 돈을 모두 잃는다. 보통 사람이라면 포기하고도 남았겠지만, 이수진 대표는 다시 베팅한다: 모텔업에 도전장을 내민 것.
시작으로 모텔 종사자 카페를 만들어 1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이런 어텐션을 기반으로 모텔 홍보 / 컨설팅을 제공하는 B2B 업체를 창업했으나, 결과는 처참했다. 6개월 동안 매출이 나지 않았고, 일찍이 회사 규모를 10명까지 키웠기에 돈이 바닥났다.
이때, 모텔투어라는 모텔 이용자 카페를 지푸라기 짚는 심정으로 인수한다. 모텔 종사자(공급자) 유저풀이 있었기에, 모텔 이용자 카페에서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고, 카페는 빠르게 성장한다.
돈이 부족했기에, 이수진 대표는 금형 설계 전공을 살려 핸드폰 충전기를 모텔에 납품하며, 배너광고도 끼워팔고, 나중엔 영업을 위해 직접 룸서비스까지 뛰었다. 이런 모습을 보고 한 사장님이 광고를 맡겼고, 그 덕에 물꼬가 트여 계약을 따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광고로 매출이 오르면, 점주가 모텔을 팔아버리며 돈줄이 끊기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용했던 개발자가 전 사원을 데리고 경쟁사로 이직해 가진 모든 것을 팔았다: 모텔투어 상표명까지 뺏겼다.
모든 것을 잃었지만 이수진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야놀자라는 이름으로 다시 시작한다. 그 시작엔 컨텐츠가 있었다. 데이트 코스 컨텐츠를 개발하여 어텐션을 모았고, 이를 모텔 홍보에 연계하며 매출을 늘렸다. 여기에 더해 모텔 개발을 시작하며 숙박 프랜차이즈 (이하 브랜드 호텔) 사업도 시작했다.
브랜드 호텔 사업은 빌린 돈 10억으로 모텔을 매입해 리모델링하며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초기 반응은 미미했다. 해답은 고객 경험에 있었다. 단순히 숙박 공간이 아닌, 문화공간의 역할을 자처하며 고객 경험을 젊게 가져가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프런트 직원의 복장, 팝콘 / 호빵 / 컵라면 등의 식음료 구비 같은 작은 디테일에서 혁신한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J-curve의 시작엔 플랫폼 쉬프트가 있었다. 모바일이 차차 도입되던 시기에, 이수진 대표는 앱의 개발을 지시했다. 온라인 모텔 검색 및 결제를 PC에서 모바일로 옮겨오니 사용자 편의성이 10x 증가했고, 폭발적 성장이 시작된다.
이수진 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숙박업을 혁신하는 것을 2010년대의 목표로 잡았다. 그리고 그는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동사는 국내 1위 OTA가 되었으며, 나스닥 상장을 목표하고 있다.
여기서 배울 수 있는 점을 간추려보면 아래와 같다.
do things that don’t scale: 발로 뛰며 업을 경험하고, 고객을 직접 영입하라.
(모텔 알바만 3년, 사업 시작 후엔 룸서비스까지 뛰며 영업)make something that people love: 고객 만족을 최우선시하라.
(프런트 직원의 복장, 스낵바의 물품과 같이, 작은 디테일이 모텔의 성패를 가름)network 기반 제품은 특정 버티컬부터 장악 후 확장해야 한다.
(모텔업에서 atomic network 형성하고 이후 OTA로 확장)플랫폼 쉬프트를 활용하라.
(컴퓨터 → 모바일)끈기와 열정: 잘 되기 전까지는 절대 끝난 게 아니다.